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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수준이 전당포...무책임한 대우조선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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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선업 위기의 원인과 대책 - 단국대 정미경 교수

 



-2009년 금융위기가 조선업 위기로
-산업-수출입은행, 산업정책 촉진 역할 않고
-빌려준 돈 회수만 관심..평가도 돈 회수로
-배 수주해도 RG발급 거부, 전당포 수준
-대우조선 현대중 매각, 보고서 한장도 없어
-유럽, 일본 등 기업결합 승인받지 못할 것
-독일처럼 근로자들이 우리사주로 소유에 참여해
-고용 방어, 산업발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정미경 교수 (단국대 국제통상학부)

 



◇김효영> 최근 선업이 바닥을 쳤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 조선업의 위기는 어디서 왔고, 대책은 무엇인가? 지금이라도 좀 꼼꼼하게 점검을 해봐야겠습니다.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죠. 단국대학교 정미경 교수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정미경> 안녕하세요.

◇김효영> 교수님께서는 지난 10년간의 조선업 위기, 원인을 어디서 찾으십니까?

◆정미경> 지난 10년간, 더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지난 2008년, 2009년 위기 이후에 금융의 위기가 조선업에 미친 영향이라고 봅니다. 그 전에 경기가 너무 좋았죠. 중국특수가 크게 확대되면서 해상물동량이 엄청나게 늘어났죠. 그 당시에 너도나도 배를 짓겠다고 나섰고, 금융회사들도 너도나도 돈을 빌려주겠다고 나선 것이죠.

◇김효영> 네.

◆정미경> 그 이후에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해상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 결과 은행에 큰 어려움을 줬고 중소조선업에도 많은 어려움을 줬습니다.

◇김효영> 교수님이 발표하신 내용 중에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사태는 국책은행이 소유와 경영을 맡으면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라고 진단을 하셨던데 이것도 설명을 좀 해주시겠습니까?

◆정미경> 네. 대우조선해양, 그 다음에 성동조선의 경우 키코(KIKO)로 인해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얘기가 되고 있고, 성동조선은 실제로 드러난 가장 큰 키코의 피해자입니다. 키코의 인해서 8천억에 달하는 피해를 성동조선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요.
이런 것에 의해서 돈이 흐르지 않으면서 결국에 기업이 국책은행 소유로 넘어가게 된 것이죠.
결코 기업자체가 배를 수주를 못했다거나 하는 것은 위기의 본질적인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경기가 나빠지면서 그러한 문제도 동시에 닥쳤죠.
이런 과정 속에서 성동조선같은 경우에는 정부에서 얘기하기를, 국책은행에서 얘기하기를 4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김효영> 네.

◆정미경> 4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붓는 동안에 기업을 대표하는 대표이사가 1년에 한 번씩 정도 바뀌었습니다. 어떤 기업이 대표이사를 1년에 한 번씩 바꾸면서 기업이 잘되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김효영> 정상적인 기업운영이 아니다?

◆정미경> 정상적인 기업의 운영이 아니죠. 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은행에 있을 때 은행의 관점에서는 자신이 빌려준 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가 주요한 관심이 되지 이 산업을 어떻게 살릴까 하는 것은 자기의 직접적인 책임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의 관점에서 많은 기술력, 많은 기술 인력의 손실을 감수해야만 하는 회사의 산업조직의 파괴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죠.

◇김효영> 은행이 소유주가 되다보니, 자기들 투자한 돈 걷어 들이는 게 제1의 목표가 된다는 말씀이에요. 배를 어떻게 잘 만들어서 어떻게 팔까가 아니라?

◆정미경> 그렇죠. 일단은 돈을 잘 거두어들어야지, 그야말로 손해 보지 않은 은행경영을 한 거죠.

◇김효영> 국책은행은, 민간은행과 달리, 당장의 수익보다는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은행 아닙니까?

◆정미경> 예. 산업은행이라든지 수출입은행 같은 경우에는 100% 정부의 자금에 기반해서 운영이 되고 있고 국가의 산업정책을 촉진하는 것이 은행의 본연의 목적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은행의 경영의 평가의 기준에도 잣대를 수익성으로 경영진들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당연히 빚을,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는 경영자는 문제가 있는 경영자가 되는 겁니다.
산업은행이라든지 수출입은행은 산업의 관점에서 은행을 경영을 해야 됩니다. 우리나라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전망을 할 수 있어야 되고, 그리고 그것에 따라서 돈을 빌려주고 경영능력을 발휘해야 되는 것인데, 지금 우리나라의 공무원사회와 마찬가지로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에서도 순환보직제와 같은 자꾸자꾸 담당자가 바뀌는 거죠. 이렇게 되면 전문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또하나는 자기가 있는 동안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죠.

◇김효영> 문제만 안 생기면 된다는 소극적 운영. 알겠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그동안 조선소가 배를 수주해와도 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이 왜 선수금환급보증, 그러니까 RG발급을 안 해주나? 했던게 의문이 풀립니다.
RG발급 안 해주면 배 주문한 선주 측에서는 주문을 취소하는 단계까지 가는 것 아닙니까.

◆정미경> 당연하죠.

◇김효영> 근데 그걸 뻔히 알면서도 국책은행이 왜 안 해주는가 의아했는데, 당장의 돈만 본 거군요?

◆정미경> 네. 일단은 은행에서는 담보물이 튼튼하든지, 대부분 담보물이 튼튼해야 돈을 빌려주는 것이죠. 그런데 대게 조선산업 같이 규모가 큰 산업은 금융이 발달하지 않으면 조선업이 발달하기 어렵습니다. 금융에서 산업에 대한 전망을 제대로 할 수 있고 한편에서는 국책은행과 같은 경우에는 산업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수주를 해와야지 당신들이 돈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고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정미경> 네. 그런 점이 부족한 거죠.

◇김효영> 부족하군요. 많이 부족하군요.

◆정미경> 전당포수준이다. 하하.

◇김효영> 전당포 수준입니까?

◆정미경> 담보자의 담보가 있으면 주고, 없으면 RG는 안주는 수준이다는, 전당포라는 평가도 횡행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전당포수준이다? 이거 참.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다가 매각을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국책은행의 소유와 경영에서는 탈출하는 거니까 잘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겁니까?

◆정미경> 산업은행의 대우조선에 대한 무책임성은 대우조선이라는 거대 기업을 현대중공업에 별다른 대책 없이 떠넘기려는, 또는 싸게 헐값에 팔려고 하는 이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효영> 어째서 그렇습니까?

◆정미경>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것을, 이대로 진행된다면 조선산업에서 한진해운과 같은 사태가 나는 것이다 라고 얘기를 합니다.

◇김효영> 좀 더 설명을 해주시면요?

◆정미경> 먼저 세계적인 초대형 조선소들이 합칠 때는 이 두 개의 조선소들을 합친 것의 이해득실, 득실관계를 평가하는 최소한의 보고서가 나와야 됩니다. 그런데 한 장의 보고서가 없습니다.
그 다음에, 이러한 갈등에 전문가들이 함께 결합해서 토론하고 정책을 도출하는 과정이 전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우조선의 경우에 대우조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경쟁력이 있습니다. 해외의 선주들 가운데 대우조선에서 배를 안 만들면 배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른 한국기업으로 대체하지 않겠다고 하는 기업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면 대우조선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분석을 하고 이러한 경쟁력이 어떻게 통합과정에서 발전방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야 됩니다. 그런 과정이 전제되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 기자재업체도, 뭐 말씀은 현대중공업 측에서 다 살린다, 자유를 준다, 이렇게 말씀은 하시는데 강소기자재업체 하나하나에 발전 방향도 제시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유럽, 그 다음에 일본을 비롯해서 전체 10여개의 국으로부터 지금 이 결합 승인을 받지 않으면 이 결합이 무산될 수 있습니다.

◇김효영> 단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안 된답니다.

◆정미경> 네, 무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생산자간에는, 배를 생산하는 사람들 간에는 담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큰 조선소 두 개를 합친다고 할 때 중국도 큰 조선소 두 개를 합칠 테니 서로 봐주자고 얘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입장에서는 다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결합의 과정에 평가가 올라간다고 생각을 하면 여기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이 없습니다.

◇김효영> 교수님 말씀은, 반대하는 국가가 나올 것이다, 이 말씀입니까?

◆정미경> 그럼요. 특히 유럽의 경우 우리 배를 소비하는 소비국가입니다. 이런 국가들에서 제가 보기에는 이러한 국가를 설득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특히 요즘에 LNG수주를 많이 하고 있죠?

◇김효영> 네. 그렇습니다.

◆정미경> LNG수주를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다 독차지하면 그것이 LNG시장을 50%이상을 우리가 다 휩쓸고 있는데 그러면 이 과정 속에서 독과점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 등장하지 않겠습니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치게 되면? 이것도 사실은 현대와 대우조선을 합치는데 좋지 않은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만 본다면요.

◇김효영> 반대로, 정부입장에서는 기업결합심사가 무사히 통과될 수 있도록 로비를 해야 되겠군요.

◆정미경> 최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지는데, 그 전에 정부의 숙제는 지금 로비를 하는 작업이 아니라 초대형조선소 결합에 대한 득실평가, 결합 득실평가를 하고 대우조선의 경쟁력을 분석해서 방향을 찾고 강소기자재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가치입니다.

◇김효영> 교수님 이제 시간이 1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네요. 끝으로 우리 조선업이 이번 위기처럼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위한 방안, 뭐라고 보십니까?

◆정미경> 일단은 산업생태계를 자립적, 내부적으로, 국내 조선분야 내에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조선업도 굉장히 수출 위주의 산업입니다. 그런데 이런 수출위주의 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특히나 조선업은 호황과 불황의 기복이 매우 큽니다.

◇김효영> 사이클이 그렇더라고요.

◆정미경> 네. 매우 큽니다. 이런 속에서 우리가 불황을 맞이했을 때 해외시장에만 지나치게 의존을 해있을 경우에는 그 소나기를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름대로 국내에 조선사, 해운사, 기자재업체가 상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다음에 하나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근로자들의 소유, 경영참여의 문제인데 지금 조선업이 어려워지는 가장 크게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고용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김효영> 대량 해고사태가 발생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정미경>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이러한 경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그간의 노동조합이 경영에 참여, 관심을 좀 더 기울였다면 이제는 소유의 참여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효영> 그래요?

◆정미경> 우리사주와 같은 형식으로 해서 주식의 10%정도를 소유하면 많은 것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그야말로 5%, 또 많게는 10%정도의 주식을 소유하면 자신의 고용을 방어하고, 그 다음에 산업의 발전을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경우에는 독일의 3차 조선업 위기의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사업구조의 다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왜냐하면 조선업 하나로 가질 수 있는 안정성이 너무 적기 때문에 사업구조를 그야말로 해양플랜트, 뭐 이런 다양하게 했습니다.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기업내부에 갖춘 것이죠.

◇김효영>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정부나 오너의 판단에만 맡겨놓지 말고 현장을 잘 아는 조선소 직원들이 스스로가 우리사주가 되어서,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가야되는지 그 방향을 같이 찾아봐야된다 이런 말씀입니다.

◆정미경> 네,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선산업은 기복이 심한 산업입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미경> 네, 안녕히 계십시오.

◇김효영> 지금까지 단국대학교 국제통상학부 정미경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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