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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일본인도 많다고? 침묵하고 있다면 가해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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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 저자 최필숙

 



-'침묵은 가장 큰 죄악'...가해자에 이로울 뿐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침묵하면 가해자 편
-반민족 행위자와 친일 후손이 살아가는 지금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으로 실천해야 이겨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 저자 최필숙
(사단법인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부소장, 밀양고 역사교사)

◇김효영> 한일간 경제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올해는, 과거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무장 투쟁단체인 의열단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이를 기념해서 약산 김원봉 등 정부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한 책이 출판됐습니다.
책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 의 저자 최필숙 선생님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최필숙> 네, 안녕하십니까. 최필숙입니다.

◇김효영> 현직 교사시라고요?

◆최필숙> 네, 지금 현재 밀양고등학교에서 역사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김효영> 몇 년이나 되셨습니까?

◆최필숙> 교직 경력은 30년 조금 지났습니다.

◇김효영> 어떻게 이런 책을 써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신 겁니까?

◆최필숙> 제가 고향이 경남 밀양입니다. 밀양에서 태어나서 밀양을 떠나지 않고 살았던 사람으로, 밀양에 독립운동가가 많이 계신데 이것을 그냥 지나가기가 너무 죄송스러운 거에요. 이것을 널리 알리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김효영> 다들, 아실 겁니다. “나 밀양에서 온 김원봉이오.”

◆최필숙> 네, 맞습니다. 그 영화 한편이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김효영> 세상을 바꾸었는지 몰라도, 끝내 서훈은 받지 못하셨습니다.

◆최필숙> 아쉽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남쪽에서도 버렸고 북쪽에서도 버린 분이 우리 약산이기 때문에, 약산께서는 살아계신다면 남쪽에서 주는 훈장도 거부하셨을 것 같아요.

◇김효영> 거부했을 것이다?

◆최필숙> 네.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분은 하나된 조국의 해방을 위해서 투쟁하셨기 때문에 통일된 국가를 원하시지 한쪽에서 주는 것을 좋다고 받으실 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중국공산당도 가입하지 않고 조선공산당도 가입하지 않았고요. 심지어는 북한노동당에도 가입하지 않으신 분이기 때문에, 남과 북이 함께 이름 새겨진 그런 훈장을 드려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효영> 김원봉은 남과 북이 하나되는 일에 나서셨던 분이지, 어느 쪽에 경도되어 있던 분은 아니셨던 겁니다.

◆최필숙> 그렇죠. 진정한 민족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효영> 그럼에도 일부 보수 언론이나 보수 정당에서는 약산선생을 폄훼하잖습니까?

◆최필숙>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약산 김원봉이 왜 북으로 갈 수밖에 없는지, 변명을 해주고 싶었어요. 이게 첫 번째 이유였거든요. 그 다음에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약산과 함께 월북했던 한지성이라는 분이 계세요.

◇김효영> 한지성.

◆최필숙> 한지성이라는 분이 계신데 임시정부 외교주임을 하면서 영국군과 연합해서 인면전구공작대를 직접 이끌고 전선에 가셨던 분이고요. 이분이 포로 중에 350명을 한국광복군으로 귀환시켰던 그런 분인데 이분도 역시 북쪽에 가셨다고 해서 후손들이 너무 가슴 졸이며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고요.
또 한사람은 영화 <밀정> 보셔서 아실 것인데 밀정 속에 나오는 공유가 열연했던 바로 김시현 이라는 분이 계세요. 이분도 역시 27년 동안 살아생전에 감옥에 계셨지만 이분도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안동출신의 불우한 우리 독립운동가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분들을 좀 제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었다라고 하는 게 제 책을 펴낸 가장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책은 직접 사 읽도록 하고요.

◆최필숙> 하하. 네, 감사한 일입니다.

◇김효영> 최근에 일본의 경제도발, 아베정권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가 반민족 인물들을 제대로 처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이런 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동의하시나요?

◆최필숙> 동의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게 아직도 일본에 여행가는 사람이 있고, 아직도 일본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줄긴 줄었지만 왜 딱 끊기지 않는지, 제로가 되지 않는지. 일본의 그 침략속에서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희생되었고, 그 친일파에 빌붙어 살았던 반민족행위자들이, 그 후손들이 아직도 잘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독립운동은 하지 못해도 적어도 여기에는 동참해야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효영> '반민특위가 국론을 분열시켰다'고 보는 원내대표가 있는 정당이 제1야당인데, 그렇게 딱 '제로'가 되는게 가능하겠습니까.

◆최필숙> 그러니까 너무 가슴이 아프고요. 저희같은 역사 교사가 역사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지 않았나 싶어서 더 죄송스럽기도하고 그렇습니다.

◇김효영> 최근에 불매운동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보세요?

◆최필숙> 어떤 분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일본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적이 아니다. 그들 중에서는 양심적이거나 괜찮은 일본인들도 있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엘리위젤이라는 아우슈비츠의 마지막 생존희생자, 그분이 하신 얘기가 있어요. '침묵은 가장 큰 죄악이다'고 얘기를 했어요. 이 침묵은 가해자에게 이로울 뿐 피해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를 했는데, 마찬가지로 일본에 있는 양심이 있는 사람들도 그냥 침묵하고 있다면 그것은 가해자의 편인 것이죠. 그래서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이것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침묵하고 있으면 결국 가해자편이 되기 때문에 직접 행동하는 것이 진짜 그들과의 갈등에서 우리가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지금 가르치시는 우리 아이들도 이 문제, 불매운동에 대해 잘 알고들 있습니까?

◆최필숙>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 같아요. 애들은 어떤 메이커의 제품들이 일본에서 생산되는지 다 알려주고 그런 것들을 찾아서 이것을 쓰면 안 되고 이곳은 가면 안 되고, 아이들 스스로 알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제가 볼 때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효영> 선생님께서 잘 가르치신 모양입니다.

◆최필숙> 하하, 아닙니다. 밀양은 독립운동의 성지지 않습니까? 선열들의 피가 흐르는 곳이니까 아이들이 더 철저한 민족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끝으로 한말씀하시고 오늘 인터뷰는 마치겠습니다.

◆최필숙> 네. 우리 밀양출신 민주화운동 하셨던 신영복 선생님이 계세요. 그분이 하신 말씀이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머리로 알지만 말고 가슴으로 뜨겁게 느껴서 그것을 실천해야만 진정한 지식인이고 진정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뜨거운 가슴으로 함께 실천하는, 그래서 일본의 경제침략도 거뜬히 이겨내고 기술도 자립하여 정말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올바른 역사교육에 더 힘써 주시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필숙>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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