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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잘날 없는 창원시설공단, 이번엔 빙상장 가스누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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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창스포츠센터 빙장상 '일산화탄소' 누출 의심
초등학생 50여명 구토나 현기증 증세 학부모 '안전불감증' 지적

경남 창원시설공단 산하 의창스포츠센터 내부(사진=이형탁 기자)

 

경남 창원의 한 빙상장에서 아이스하키를 하던 초등학생 40~50여 명이 구토나 현기증 증세를 보이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곳을 운영·관리를 하는 창원시설공단이 사고 5일만에 뒤늦게 사과를 했다.

창원시설공단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쯤 의창스포츠센터 빙상장 내에서 창원 초등학생 27명과 대구·부산에서 온 학생 24명을 포함해 모두 50여 명이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초등부 1~3학년 빙상장 내 친선 경기를 뛰는 한편 나머지 4~6학년 학생들은 빙상장 내 다른 공간에서 준비 운동을 하고 있었다.

경기를 뛰고 있던 초등부 1~3학년이 20여분쯤 지나자 갑자기 호흡이 가쁘다며 구토를 하거나 현기증 증세를 보였다.

이에 아이스하키 감독은 경기를 중단하고 초등부 1~3학년들을 귀가 조치시켰다. 이어 경기에 들어간 4~6학년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자 오후 9시쯤 모두 귀가시켰다.

일부 학생들은 집에 귀가하자마자 병원에 갔고 일부 학생들은 다음날에 학교에서 갔다 병세가 악화돼 조퇴를 한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의창스포츠센터 측은 전날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다음날인 22일 오전에도 빙상장을 운영하다가 이날 오후에 사태 심각성을 파악하고 긴급휴장을 하는 안일한 대처를 보였다고 학부모는 주장했다.

또 수일이 지나도록 피해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아 비난을 자초했다가 사태 심각성을 깨닫고 창원시설공단 측은 사고 발생 5일째인 25일 뒤늦게 사과했다.

25일 열린 창원시설공단과 아이스하키 학부모 대표 간담회(사진=이형탁 기자)

 


창원시설관리공단 배종천 시설본부장을 비롯해 고정식 의창스포츠센터장 등은 이날 오전 아이스하키 학부모 대표를 만나 사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했다.

초등학생 1학년과 3학년 두 자녀 모두 아이스하키 운동을 시키는 한 어머니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사고가 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다음날 오전에도 빙상장을 여는 것을 보고 시설공단의 안전불감증은 해도 너무하다"고 비판했다.

당시 9살과 10살 자녀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하던 한 아버지는 "아이들이 단체로 일산화탄소를 흡입한 중대한 안전사고"라며 "이 사고를 며칠 동안 안일하게 대처한 책임자는 직무를 유기했으므로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학부모들도 빙상장을 비롯해 수영장 등 모두 위험사고가 크게 날 수 있는 곳인데 이곳을 관리·운영하는 시설공단 측이 안전 문제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사후 대책안을 요구했다.

이에 배종천 시설본부장은 "불미스러운 일 죄송하다"며 "이런 사고 터진 데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현재 고장난 상태인 전기정빙차(사진=이형탁 기자)

 


배 본부장은 그러면서 "이 사고 관련 책임자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엄중한 처벌을 하겠다"며 "시설 모든 이용객들이 알 수 있도록 대자보 형식의 사과문도 붙이겠다"고 덧붙였다.

창원시설공단 측은 2년 전 구입한 전기정빙차가 지난달 말 고장이 나 2009년 들여 온 LPG가스정빙차로 약 한 달 동안 운영을 하다가 일산화탄소가 기존보다 높게 누출돼 최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LPG가스정빙차 운영을 중단하고 전기정빙차를 고치는 동안 서울 목동에서 운영되는 전기정빙차를 임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시설공단 측은 앞으로 가스경보기를 설치하고 일산화탄소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구를 들여와 대책을 추가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창원시설관리공단은 올해 1월 허환구 이사장의 막말 논란에 이어 시설공단이 관리하는 골프연습장에서 간부들의 갑질 행위가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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